수공手工의 아름다움

수공手工의 아름다움
Duncan MacMaster

나는 가끔 스스로 매끈하게 대패질한 목재를 보며 '이것은 대체 무엇일까?' 의문에 빠진다. 나무라고 불리는 생명력에 의해 창조된 이 섬유질 덩어리가 정말 무기물, 물, 공기 그리고 햇빛에 의해 만들어졌단 말인가? 실로 자연은 인간이 하지 못하는 많은 일들을 거뜬히 해낸다. 하지만 오늘날 식량, 주거, 옷, 약 등 온갖 것들을 우리에게 베푸는 자연의 능력과 지혜를 진심으로 믿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우리는 과학과 산업, 또 사람에 대해서는 쉽게 고마워한다. 그러면 자연, 지구 또는 식물세계에 대해서도 그러한가? 현대의 우리는 기술에 의해 눈이 멀었다. 그러나 많은 토착 민족들과 문화는 자신들이 더 큰 능력과 지혜를 지닌 자연의 일부이고, 생존하기 위해서는 자연의 법칙을 따라야 한다는 것을 알았고 또 인정했다. 

산길이나 숲속, 시냇가나 해변을 걷다보면 언제나 나의 마음은 평화와 경이로 가득 채워진다. 하지만 내가 자연의 창조력에 더없는 존경심을 느끼는 것은 자연의 순수한 재료를 손으로 만지며 일할 때이다. 공예는 우리의 영성을 계발하는 방법임에 틀림없다. 공예는 삶의 필수요소이지 단순한 소일거리가 아니다. 정원을 가꾸든 음식을 만들든, 나무조각을 깎든 도자기를 빚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삶의 모든 차원-육신, 감정, 정신, 영혼-과 의식적으로 관계를 맺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의 생활과 영양섭취를 환경과 조화시킬 수 있는 길을 다시 찾아야 한다. 내가 관찰하는 바로는, 우리가 의도적으로 주의를 쏟아야만 그러한 조화를 이룰 수 있다. 결코 기계로는 할 수 없다. 기계는 엄청난 부조화의 찌꺼기를 남기게 마련이다. 산업은 인간을 기계로 대체한다. 공예가-어린이든 어른이든, 전문가이든 초보자이든-가 자연의 재료를 사랑과 경이로 다루며 일할 따, 비로소 연금술은 시작된다. 

예술품을 창조하는 마음으로 만들고 가꾼다면, 우리의 생활환경은 조화롭고 건강하고 풍요로워질 것이며 우리 자신 또한 그러할 것이다.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나무, 스스로 숨을 쉬는 나무는 인조목과는 느낌이 전혀 다르다. 라이프사이클 비용도 훨씬작다. 손으로 짠 양탄자나 만든 도구는 기계로 만들어진 것과는 느낌이 아주 다르다. 수공예품에는 만든 사람의 감정이 스며든다. 손으로 짠 바구니에서는 따스함이 느껴진다. 기계를 사용하지 말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기계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손도구로 마무리한다면, 우리의 느낌뿐만 아니라 일 자체도 훨씬 나아질 것이다. 

골동품이나 세계 곳곳의 가내공장에서 생산된 물건들이 환영을 받는 것도 이 때문 일 것이다. 그것들은 바로 사람에 의해 만들어지고, 우리는 그것들이 주는 느낌으로 자기 집을 가득 채우고자 한다. 손으로 만든 그릇, 가구 그리고 집으로 자신을 감싸다면 우리의 생활공간은 안락함으로 가득차고, 자연에 대한 우리의 감사는 그만큼 더 커질것이다. 

이런 공간 속에서의 삶은 과연 어떨까? 우리 함께 상상해보자. 당신은 200년도 넘게 사람이 살아온 옛 집에 들어가 본 적이 있는가? 손으로 만든 가구, 바구니, 옷 따위로 가득 찬 숲속 오두막에 들어가 보았는가? 자연재료와 손도구로 지어진 그것들은 오늘날의 주택이나 사무용 건물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우리에게 준다. 그것들은 안정되고 단단하며 충만하고 살아 있다. 옛사람들은 사랑의 마음으로 공간을 창조했다. 오늘날에도 자연에 대한 사랑으로 나무문짝을 짜고 흙벽을 쌓는 이들에 의해 지어지는 집들에서는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그 집들은 그들 자신과 하나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공간 속에서 우리의 오감이 살아나고, 눈과 손은 끊임없이 유혹을 받는다. 누구나 동심으로 돌아가 개울가에서 숲속에서 뛰어 놀고 싶어진다. 주위환경과 깊은 관계를 맺는 것이다. 

__던컨 맥마스터는 설계가이자 교사이며 공예가이다. 자연재료와 손도구로 직접 만든 자신의 작은 집에서 정기적으로 수공예 워크샵을 열고 있다. 

자연을 닮은 집짓기 중에서...